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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대로 뒤덮인 복계산 정상. 겨울의 차디찬 숨결에 절벽 끝까지 얼어붙어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었다.
2017년 12월, 백패킹으로 세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처음으로 월간<산>과 인연을 맺은 곳이 바로 한북정맥 복계산(1,052m)~복주산(1,152m) 코스였다. 이전에도 겨울이면 한북정맥을 종주하곤 했으니, 이번 산행까지 하면 어느새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셈이다. 복계산은 꼭 겨울에 생각난다. 봄·여름·가을 내내 전국의 절경들을 독식한 다음 배가 부른 걸지도 모른다. 가스활명수 마시듯 복계산에서 겨울 냉기를 들이켜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복계산은 한북정맥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하지만 민간인이 오를 수 있는 최북단의 산이 기업은행 대출상품 기에, 한북정맥을 종주하는 이들은 대부분 복계산에 들른다.
3월 중순경 히말라야 랑탕의 얄라피크Yala Peak(5,550m) 등정을 계획하고 있다. 스위스 묀히Mönch 이후 2년 만의 원정이자, 일곱 번째 고산 등정이다. 높이만 보면 그리 대단할 것은 없지만, 나에게 해외 원정은 매번 특별한 도전이었다. 원정을 앞두고 몸을 예열할 겸 가계대출거치기간연장 한북정맥 종주를 결심했고, 얄라피크 등정을 함께할 한예진도 이번 산행에 동행했다.
복계산 정상 너머로 차디찬 푸른 설경과 붉은 노을빛이 맞닿아 있다. 그 뒤로 한북정맥이 이어져 있다.
꼭두새벽 출발했지만, 평일 출근 농협바꿔드림론 지옥을 피할 수는 없었다. 정오가 훌쩍 지나서야 매월대폭포 주차장에 도착했다. 며칠 전 내린 폭설과 영하 20℃에 육박하는 강추위가 차 문을 여는 것조차 주저하게 만들었다.
"언니!! 바깥 기온이 영하 14℃예요."
"나는 왜 휴가만 잡으면 한파가 오지? 출발이 늦어서 야영지도 애매하고, 완주는 어려울 거야. 내일 차 햇살론 승인률 높은곳 량 회수도 그렇고. 복계산에서 1박하고 내려올까?"
"좋아요, 언니!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니까요."
"그래,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프로니까."
영하 20℃에 육박하는 한파에 우모복을 상하로 껴입고 하산 중에도 땀 한 방울 저축은행 채용 나지 않았다.
전날 밤까지만 해도 남들 다 하는 빙박(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야영)말고, 우리는 알피니스트니까 혹한기 훈련을 해야 한다며 설레발을 쳤던 터였다. 하지만 한파에 얼어붙은 자신감은 현실과 적당히 타협했다. 차 문을 열었다. '싸늘하다. 비수와 같은 냉기가 날아와 뺨을 베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살을 에는 추위보다 빠르게 움직이면 된다(영화 <타짜> 대사를 각색)'라는 말은 허상일 뿐이었다. 얼어붙은 눈 표면에 발을 딛자 '뿌직'하면서 부서졌다.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신발이 눈 속에 푹 처박혔다. 발 빠르게는 무슨. 우리는 눈 속에서 허우적댔다. 그 속에서 얼음 동상이 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쳐야 했다.
온세상이 얼어붙은 정상의 아침. 해가 뜨고 나서야 텐트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매월대폭포로 향했다. 갑옷처럼 껴입었는데도 몸은 좀처럼 데워지지 않았다. 꽁꽁 얼어붙은 매월대폭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겨우내 추위를 맞으며 켜켜이 몸을 키우고 있는 하얀 얼음덩어리가 절벽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한쪽에서 물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완벽하게 얼어붙은 세상에서도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듯 물줄기가 혈관 속 피처럼 쫄쫄 흐르고 있었다.
복계산 이정표는 엉터리
매월대폭포에서 복계산 정상까지의 고도 차는 약 800m, 거리로는 4km가 채 되지 않는다. 두껍게 껴입고 된비알을 걸어 오르는데도 땀 한 방울 나지 않았다. 가까스로 유지하던 체온은 매서운 바람에 재빠르게 식었다. 넥게이터를 눈 밑까지 끌어올렸다. 속수무책으로 눈물이 흘렀다. 한참을 걷다가 마주한 이정표에는 복계산 정상이 0.2km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거짓말! 가파른 산 정상이 저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200m라니!' 경기 북부에 있는 산을 걷다 보면 엉터리 이정표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다. 지도 어플이나 GPS시계를 지참하는 게 좋다. 그래야 목적지까지 적절하게 시간을 분배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체력도 안배할 수 있다. 땅만 보고 걸어 올라오는 예진이에게 소리쳤다.
혹한으로 거대하게 몸을 불린 매월대 얼음폭포 앞에서 신이 난 한예진씨.
"예진아! 이제 정상까지 200m밖에 안 남았대."
"진짜요!!??"
그녀가 고개를 들며 반갑게 되물었다. 아득히 먼 정상을 확인한 그녀는 또 속았다는 듯 곧바로 건조하게 말했다. "진짜요~?"
"이정표에 써 있어서 알려줬을 뿐이야."
때로는 속고, 때로는 속아주는 그녀와 산행하는 건 늘 재미있다.
"200m라니, 200km는 남은 거 같은데요. 뭐 좀 먹고 갈까요?"
밤새 움직이는 별들의 흔적. 혹한의 밤일수록 맑고 밝은 별을 감상할 수 있다.
시간에 쫓겨 아침과 점심을 걸렀으니, 슬슬 기운이 빠질 때였다. 소보루 빵 하나를 나누어 먹었다. 딱딱하게 언 빵이 이렇게 맛있을 일인가? 빵을 씹으며 행복하게 웃는 그녀의 코에서 맑은 콧물이 주르륵 흘렀다.
"한예진 코에서 매월대 폭포수가 흐르네!"
예진이가 씹던 빵을 입 밖으로 뿜으며 폭소했다.
"매월대 폭포라니 크크크!! 언니 너무 웃겨요!!"
독감에 걸렸다가 회복된 지 얼마되지 않은 그녀에게 운전을 맡기고, 한파에, '빡센' 산행까지 시킨 것 같아 미안했는데, 저렇게 크게 웃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고 다시 배낭을 짊어졌다. 눈이 많이 쌓였지만 예진이는 오히려 신이 났다. 지난 정선 두위봉 산행 때 함께하기로 했다가 독감 때문에 폭설 산행을 놓친 걸 그녀는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그때의 아쉬움을 풀려는 모양인지 예진은 갑자기 배낭을 멘 채 눈 위로 몸을 던졌다. 하지만 배낭 무게 때문에 일어나지 못하고 뒤집어진 풍뎅이처럼 바둥거렸다. 예상치 못한 그녀의 몸개그에 나도 한바탕 웃었다.
정상까지 500m 남았다는 '진정성' 돋보이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오후 5시도 안 됐는데,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게 느껴졌다. 더 추워지기 전에 쉼 없이 걸었다. 마지막 '깔딱'코스를 통과하자 정상이 나왔다. 절벽 너머로 복주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이 하얀 핏줄처럼 뻗어 있었다. 텐트를 치는 사이 석양이 온 세상을 붉게 물들였다. 잠시 멈춰 절벽 끝에 앉았다. 우리는 능선 위의 붉은빛이 사라질 때까지 말없이 바라보았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바위 틈에서 빠져나오는 한예진씨. 여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쉼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의 끝이다.
"좋네요, 언니."
산풍경을 보면 늘 격앙된 목소리로 호들갑 떨던 예진이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치?"
나도 시선을 고정한 채 대답했다. SNS에 자랑할 만큼 장엄한 운해나 새하얀 눈꽃도 없이 그저 끝없이 펼쳐진 능선들이 마치 고슴도치 가족이 웅크린 모양 같았다. 귀엽다고 느꼈지만 너무 추웠다.
"오메~ 볼따구니 떨어지것구마잉~. 춥다! 들어가자!"
진지 모드를 해제하고 가끔씩 튀어나오는 한예진의 고향 사투리를 어쭙잖게 흉내냈다.
"그려유~. 배고프구만유, 성님~"
예진이는 나도 안 쓰는 충청도 사투리로 응수했다. 얼어붙은 절벽 위에서 우리는 또 웃었다. 다리에 쥐가 나도록 오르기만 했던 산행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칼날 같은 차가운 공기
다음날 아침. 겨우 숨구멍만 열려 있던 침낭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입김이 스친 침낭 가장자리가 순식간에 하얗게 얼어붙었다. 온도계를 확인했다. 빨간 알코올 막대가 영하 20℃를 가리키고 있었다. 텐트 안이 이 정도라면, 바깥 공기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조심스레 텐트 문을 열었다. 따스해 보이는 아침 햇살이 홀로그램처럼 느껴졌다. "으악!" 차가운 공기가 칼날처럼 밀려드는 바람에 소리를 질렀다. 아침을 먹으러 온 예진이가 재빨리 텐트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언니… 우리가 이 한파에 감히 종주를 하겠다고 나댔네요."
"아냐, 예진아. 우리는 할 수 있었지만, 출근지옥 때문에 시간이 늦어 포기했던 거야."
"아 그렇네요. 우리 좀 빨리 왔으면 완주했을 텐데 말이죠!"
둘이 마주 앉아 얼어붙은 소세지 빵과 두유를 마시면서 코미디클럽을 진행했다. 야심차게 도전했던 한파 속 한북정맥 종주는 결국 주능선을 밟지도 못한 채, 언저리에서 머물다가 끝났다. 하지만 한 달 뒤 떠나는 히말라야에서 겪을지도 모르는 혹한의 트레킹은 제대로 경험했다. 적어도 추워서 포기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미정 깨알 팁 <아무도 묻지 않아도 알려주고 싶은 정보>
영하 20℃에서 어떻게 자나요?
두꺼운 우모복 + 3계절 침낭
한겨울 백패킹을 갈 때는 방한대책에 철저하게 신경써야 한다. 이번 산행의 경우 상의는 해외 원정용으로 구입한 내한온도 영하 25℃의 우모복을 입었다. 상위 등급의 우모복을 챙긴 대신 침낭은 3계절용을 사용한다. 취침할 때 우모복을 그대로 입고 자면 동계침낭에 들어가 있는 것 못지 않게 따뜻하다. 침낭에 들어가 몸이 녹을 때까지 운행할 때 입는 경량 패딩을 안에 겹쳐 입기도 한다. 하의는 우모바지를 입는다. 플리스 재질의 '레깅스'를 입고 그 위에 경량 우모바지를 겹쳐 입는 편이다. 텐트 바깥에서 사진 촬영을 할 때는 운행용 방풍 바지를 겉에 껴입는다. 방풍 바지는 잘 때 벗는다. 충전재가 들어 있는 매트는 무겁고 한겨울 실용성이 떨어져 잘 사용하지 않는다. 사계절용 발포매트와 함께 충전재가 들어 있지 않은 보통의 에어 매트를 사용하면 그런대로 따뜻하게 잘 수 있다.
핫팩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상의는 이렇게!
발란드레 이멀맨G2(충전량 354g/총중량 1kg, 95:5/최소 850FP) + 피엘라벤 베르그타겐 라이트 인슐레이션
하의는 이렇게!
몽벨 슈페리어 다운팬츠(800FP EX 다운, 195g) + 노브랜드 플리스 레깅스
매트와 침낭은 이렇게!
매트 _ 써머레스트 지라이트 솔(R-Value 2.6) + 써머레스트 네오에어 올시즌(R-v 4.9)
침낭 _ 파작 래디컬 8z 삼계절 침낭(충전량 630g / 총중량 1030g, 95:5 / 최소 850FP)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
2017년 12월, 백패킹으로 세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처음으로 월간<산>과 인연을 맺은 곳이 바로 한북정맥 복계산(1,052m)~복주산(1,152m) 코스였다. 이전에도 겨울이면 한북정맥을 종주하곤 했으니, 이번 산행까지 하면 어느새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셈이다. 복계산은 꼭 겨울에 생각난다. 봄·여름·가을 내내 전국의 절경들을 독식한 다음 배가 부른 걸지도 모른다. 가스활명수 마시듯 복계산에서 겨울 냉기를 들이켜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복계산은 한북정맥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하지만 민간인이 오를 수 있는 최북단의 산이 기업은행 대출상품 기에, 한북정맥을 종주하는 이들은 대부분 복계산에 들른다.
3월 중순경 히말라야 랑탕의 얄라피크Yala Peak(5,550m) 등정을 계획하고 있다. 스위스 묀히Mönch 이후 2년 만의 원정이자, 일곱 번째 고산 등정이다. 높이만 보면 그리 대단할 것은 없지만, 나에게 해외 원정은 매번 특별한 도전이었다. 원정을 앞두고 몸을 예열할 겸 가계대출거치기간연장 한북정맥 종주를 결심했고, 얄라피크 등정을 함께할 한예진도 이번 산행에 동행했다.
복계산 정상 너머로 차디찬 푸른 설경과 붉은 노을빛이 맞닿아 있다. 그 뒤로 한북정맥이 이어져 있다.
꼭두새벽 출발했지만, 평일 출근 농협바꿔드림론 지옥을 피할 수는 없었다. 정오가 훌쩍 지나서야 매월대폭포 주차장에 도착했다. 며칠 전 내린 폭설과 영하 20℃에 육박하는 강추위가 차 문을 여는 것조차 주저하게 만들었다.
"언니!! 바깥 기온이 영하 14℃예요."
"나는 왜 휴가만 잡으면 한파가 오지? 출발이 늦어서 야영지도 애매하고, 완주는 어려울 거야. 내일 차 햇살론 승인률 높은곳 량 회수도 그렇고. 복계산에서 1박하고 내려올까?"
"좋아요, 언니!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니까요."
"그래,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프로니까."
영하 20℃에 육박하는 한파에 우모복을 상하로 껴입고 하산 중에도 땀 한 방울 저축은행 채용 나지 않았다.
전날 밤까지만 해도 남들 다 하는 빙박(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야영)말고, 우리는 알피니스트니까 혹한기 훈련을 해야 한다며 설레발을 쳤던 터였다. 하지만 한파에 얼어붙은 자신감은 현실과 적당히 타협했다. 차 문을 열었다. '싸늘하다. 비수와 같은 냉기가 날아와 뺨을 베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살을 에는 추위보다 빠르게 움직이면 된다(영화 <타짜> 대사를 각색)'라는 말은 허상일 뿐이었다. 얼어붙은 눈 표면에 발을 딛자 '뿌직'하면서 부서졌다.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신발이 눈 속에 푹 처박혔다. 발 빠르게는 무슨. 우리는 눈 속에서 허우적댔다. 그 속에서 얼음 동상이 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쳐야 했다.
온세상이 얼어붙은 정상의 아침. 해가 뜨고 나서야 텐트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매월대폭포로 향했다. 갑옷처럼 껴입었는데도 몸은 좀처럼 데워지지 않았다. 꽁꽁 얼어붙은 매월대폭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겨우내 추위를 맞으며 켜켜이 몸을 키우고 있는 하얀 얼음덩어리가 절벽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한쪽에서 물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완벽하게 얼어붙은 세상에서도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듯 물줄기가 혈관 속 피처럼 쫄쫄 흐르고 있었다.
복계산 이정표는 엉터리
매월대폭포에서 복계산 정상까지의 고도 차는 약 800m, 거리로는 4km가 채 되지 않는다. 두껍게 껴입고 된비알을 걸어 오르는데도 땀 한 방울 나지 않았다. 가까스로 유지하던 체온은 매서운 바람에 재빠르게 식었다. 넥게이터를 눈 밑까지 끌어올렸다. 속수무책으로 눈물이 흘렀다. 한참을 걷다가 마주한 이정표에는 복계산 정상이 0.2km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거짓말! 가파른 산 정상이 저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200m라니!' 경기 북부에 있는 산을 걷다 보면 엉터리 이정표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다. 지도 어플이나 GPS시계를 지참하는 게 좋다. 그래야 목적지까지 적절하게 시간을 분배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체력도 안배할 수 있다. 땅만 보고 걸어 올라오는 예진이에게 소리쳤다.
혹한으로 거대하게 몸을 불린 매월대 얼음폭포 앞에서 신이 난 한예진씨.
"예진아! 이제 정상까지 200m밖에 안 남았대."
"진짜요!!??"
그녀가 고개를 들며 반갑게 되물었다. 아득히 먼 정상을 확인한 그녀는 또 속았다는 듯 곧바로 건조하게 말했다. "진짜요~?"
"이정표에 써 있어서 알려줬을 뿐이야."
때로는 속고, 때로는 속아주는 그녀와 산행하는 건 늘 재미있다.
"200m라니, 200km는 남은 거 같은데요. 뭐 좀 먹고 갈까요?"
밤새 움직이는 별들의 흔적. 혹한의 밤일수록 맑고 밝은 별을 감상할 수 있다.
시간에 쫓겨 아침과 점심을 걸렀으니, 슬슬 기운이 빠질 때였다. 소보루 빵 하나를 나누어 먹었다. 딱딱하게 언 빵이 이렇게 맛있을 일인가? 빵을 씹으며 행복하게 웃는 그녀의 코에서 맑은 콧물이 주르륵 흘렀다.
"한예진 코에서 매월대 폭포수가 흐르네!"
예진이가 씹던 빵을 입 밖으로 뿜으며 폭소했다.
"매월대 폭포라니 크크크!! 언니 너무 웃겨요!!"
독감에 걸렸다가 회복된 지 얼마되지 않은 그녀에게 운전을 맡기고, 한파에, '빡센' 산행까지 시킨 것 같아 미안했는데, 저렇게 크게 웃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고 다시 배낭을 짊어졌다. 눈이 많이 쌓였지만 예진이는 오히려 신이 났다. 지난 정선 두위봉 산행 때 함께하기로 했다가 독감 때문에 폭설 산행을 놓친 걸 그녀는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그때의 아쉬움을 풀려는 모양인지 예진은 갑자기 배낭을 멘 채 눈 위로 몸을 던졌다. 하지만 배낭 무게 때문에 일어나지 못하고 뒤집어진 풍뎅이처럼 바둥거렸다. 예상치 못한 그녀의 몸개그에 나도 한바탕 웃었다.
정상까지 500m 남았다는 '진정성' 돋보이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오후 5시도 안 됐는데,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게 느껴졌다. 더 추워지기 전에 쉼 없이 걸었다. 마지막 '깔딱'코스를 통과하자 정상이 나왔다. 절벽 너머로 복주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이 하얀 핏줄처럼 뻗어 있었다. 텐트를 치는 사이 석양이 온 세상을 붉게 물들였다. 잠시 멈춰 절벽 끝에 앉았다. 우리는 능선 위의 붉은빛이 사라질 때까지 말없이 바라보았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바위 틈에서 빠져나오는 한예진씨. 여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쉼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의 끝이다.
"좋네요, 언니."
산풍경을 보면 늘 격앙된 목소리로 호들갑 떨던 예진이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치?"
나도 시선을 고정한 채 대답했다. SNS에 자랑할 만큼 장엄한 운해나 새하얀 눈꽃도 없이 그저 끝없이 펼쳐진 능선들이 마치 고슴도치 가족이 웅크린 모양 같았다. 귀엽다고 느꼈지만 너무 추웠다.
"오메~ 볼따구니 떨어지것구마잉~. 춥다! 들어가자!"
진지 모드를 해제하고 가끔씩 튀어나오는 한예진의 고향 사투리를 어쭙잖게 흉내냈다.
"그려유~. 배고프구만유, 성님~"
예진이는 나도 안 쓰는 충청도 사투리로 응수했다. 얼어붙은 절벽 위에서 우리는 또 웃었다. 다리에 쥐가 나도록 오르기만 했던 산행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칼날 같은 차가운 공기
다음날 아침. 겨우 숨구멍만 열려 있던 침낭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입김이 스친 침낭 가장자리가 순식간에 하얗게 얼어붙었다. 온도계를 확인했다. 빨간 알코올 막대가 영하 20℃를 가리키고 있었다. 텐트 안이 이 정도라면, 바깥 공기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조심스레 텐트 문을 열었다. 따스해 보이는 아침 햇살이 홀로그램처럼 느껴졌다. "으악!" 차가운 공기가 칼날처럼 밀려드는 바람에 소리를 질렀다. 아침을 먹으러 온 예진이가 재빨리 텐트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언니… 우리가 이 한파에 감히 종주를 하겠다고 나댔네요."
"아냐, 예진아. 우리는 할 수 있었지만, 출근지옥 때문에 시간이 늦어 포기했던 거야."
"아 그렇네요. 우리 좀 빨리 왔으면 완주했을 텐데 말이죠!"
둘이 마주 앉아 얼어붙은 소세지 빵과 두유를 마시면서 코미디클럽을 진행했다. 야심차게 도전했던 한파 속 한북정맥 종주는 결국 주능선을 밟지도 못한 채, 언저리에서 머물다가 끝났다. 하지만 한 달 뒤 떠나는 히말라야에서 겪을지도 모르는 혹한의 트레킹은 제대로 경험했다. 적어도 추워서 포기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미정 깨알 팁 <아무도 묻지 않아도 알려주고 싶은 정보>
영하 20℃에서 어떻게 자나요?
두꺼운 우모복 + 3계절 침낭
한겨울 백패킹을 갈 때는 방한대책에 철저하게 신경써야 한다. 이번 산행의 경우 상의는 해외 원정용으로 구입한 내한온도 영하 25℃의 우모복을 입었다. 상위 등급의 우모복을 챙긴 대신 침낭은 3계절용을 사용한다. 취침할 때 우모복을 그대로 입고 자면 동계침낭에 들어가 있는 것 못지 않게 따뜻하다. 침낭에 들어가 몸이 녹을 때까지 운행할 때 입는 경량 패딩을 안에 겹쳐 입기도 한다. 하의는 우모바지를 입는다. 플리스 재질의 '레깅스'를 입고 그 위에 경량 우모바지를 겹쳐 입는 편이다. 텐트 바깥에서 사진 촬영을 할 때는 운행용 방풍 바지를 겉에 껴입는다. 방풍 바지는 잘 때 벗는다. 충전재가 들어 있는 매트는 무겁고 한겨울 실용성이 떨어져 잘 사용하지 않는다. 사계절용 발포매트와 함께 충전재가 들어 있지 않은 보통의 에어 매트를 사용하면 그런대로 따뜻하게 잘 수 있다.
핫팩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상의는 이렇게!
발란드레 이멀맨G2(충전량 354g/총중량 1kg, 95:5/최소 850FP) + 피엘라벤 베르그타겐 라이트 인슐레이션
하의는 이렇게!
몽벨 슈페리어 다운팬츠(800FP EX 다운, 195g) + 노브랜드 플리스 레깅스
매트와 침낭은 이렇게!
매트 _ 써머레스트 지라이트 솔(R-Value 2.6) + 써머레스트 네오에어 올시즌(R-v 4.9)
침낭 _ 파작 래디컬 8z 삼계절 침낭(충전량 630g / 총중량 1030g, 95:5 / 최소 850FP)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